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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끝났다. 원하던 원치않았던 어찌됐건 결과는 나왔다.
뉴스를 보며 재미있는 현상에 대해 생각해보며 포스팅을 시작해본다.
1. 엄다혜, 라리사 이어 말춤 공약 이행 "대통령도 공약 지켜달라"
(TV리포트, 12.12.27, http://www.tvreport.co.kr/?c=news&m=newsview&idx=294772)
2.문용린 '중1 시험폐지' 사실상 철회…"교육과정 유지"
(연합뉴스, 12.12.27,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1&aid=0006010815)
3. 박근혜, 공약 위해 공약 깰 수 있는 대통령돼야
(데일리안, 12.12.20, http://www.dailian.co.kr/news/news_view.htm?id=319438)
선거때 후보자들은 당선되기 위해 각종 공약을 내세우며 투표자들의 지지를 구한다.
투표자들은 그러한 정책을 알아보고 원하는 쪽에 소중한 한표를 행사한다.
우리나라의 선거에서 공약의 의미가 얼마나 큰지 솔직히 모르겠으나......
간절하게 당선을 바라며 굳게 한 약속이 과연 그렇게 가벼울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 어이없는 느낌이 든다.
문용린 당선자공약서에 있는 내용이다.
- 문용린+서울시교육감+보수단일후보_공약서 5page중
![]() IMG_1989_문용린 서울대 교수 by loveCUK ![]() ![]() ![]() |
중학교 1학년 시험 단계적 완화로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려주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서열 위주의 경쟁식 시험을 지양하겠다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시험은 그대로 놔둔다고 한다.. 언론들에서는 사실상 공약 폐기라 말한다.
한 언론에서는 대통령 당선인에게 공약을 다 지켜려 하지 말라고 말한다.
우리 나라 경제 상황으로 봐서 어려움이 많으니 공약도 상황을 보고 지켜나가라 말한다.
당선이 확정된지 하루만에 나온 글이다.. 아직 본격적으로 국정운영을 하지도 않은 이에게 이런 진심어린 충고를 하는 이유가 뭘까?
우리나라가 힘드니 당선을 위해 한 공약은 조금~~ 패스하고 할수 있는 것부터 해주세요.. 이런 말인가??
우리나라 힘든 상황인거 모두 알고 있고 그 상황들 만회할수 있도록 뽑은 사람이 당선자 아닌가 싶다.
그 분이 하겠다고 해 내겠다고 TV토론에서도 몇 차례 확실하게 말했었다.
일개 언론이 그런 식으로 당선자에게 조언하는 모습이 우스울 뿐이다.
"약속"이란 단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선거철만 되면 지키지도 못할 약속 남발하는 정치인들보다 약속 지키며 자신의 알몸을 드러내는 배우가 훨씬 아름다워보이는 밤이다.
* <한겨레21> 6월 8일자 (311호) 독자투고란에 <장관님! 학생들은 허탈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실린 고등학생 글의 원문을 붙입니다.
문용린 교육부장관님께
교육부 장관님. 아마 이런 종류의 편지는 '존경하는'이란 문구와 함께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겠지요. 하지만 저는 장관님을 '존경하지' 않습니다. 이유는 이미 아시겠지만 장관님이 관련된 '5ㆍ17 광주 술사건' 때문입니다.
우선 이번 '술사건'과 관해 장관님을 비판하기에 앞서 지금 제가 최근 벌어진 일련의 일들로 인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말씀드릴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맨 처음 민주화 운동 세력 출신이자 정치 개혁의 기수라는 386 국회의원들이 5월 17일 밤 광주에서 접대부를 끼고 술을 마셨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실망을 금치 못했습니다.
'아, 그들도 똑같구나.'
그러던 중에 활발한 시민 운동에 감명받아 줄곧 지켜봐왔던 장원 교수가 '파렴치범'으로 전락하자 실망은 분노를 넘어 절망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장관님께서도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역시 술을 마셨다는 소식을 함께 접했습니다. 그렇다면 왜 저는 386 국회의원들이나 장원 교수에게 편지를 쓰지 않고 유독 교육부 장관님께 편지를 써서, 그것도 '일개 학생'이 감히 장관님의 잘못을 말하려는 것일까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장관님은 단순히 '장관'이라는 관료의 신분을 넘어서 지식인이자 교육자이기 때문입니다. 혹 장관님께서는 평소 때에도 늘 마시던 술을 그 날도 잠깐 마신 것인데 언론에 의해 기사화된 것이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의례적 사과 성명만 발표하시고 사퇴하지 않으시는 것을 보면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술을 마셨다'는 행위 자체가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역사 의식의 실종'입니다.
한 나라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장관이자 그 이전에 교육자로서, 5ㆍ18 전야제 행사에 참석하러 내려가서 늦은 시간에 술을 마신 것은 어떻게 보아도 역사에 대한 인식이 희미해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물론 그것이 후학들을 가르치고 모범을 보여야 할 분이 할 행동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더욱 저를 허탈하게 하는 것은, 장관님과 같은 분들께 저를 포함한 전국 수백만의 학생들이 각자의 '미래'를 맡긴 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수백만의 학생들 중 극히 소수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교육부의 교육 정책, 특히 입시 정책에 의해 앞날이 좌우되고 있는 현실에서 장관의 자리에 계시는 분의 책무는 매우 막중한 것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과외 허용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처지에 장관님께서는 술이나 드시고 계셨고, 한편으로 교육부에서는 '과외 문제에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무책임한 발표가 나왔습니다.
장관님, 장관님께서 그 시간에 술을 드시지 않고 우리 나라 학생들이 처한 교육 현실을 어떻게 하면 좀 더 개선해 볼 수 있겠는가를 한 시간이라도 더 연구하셨을 때 그것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 보셨는지요.
반대로, 열악한 교육 환경과 주입식 교육에 치여 사는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미래에 대한 더 많은 가능성을 열어 주려는 노력을 전력을 다해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음 세대에 대한 '직무 유기'임을 생각해 보셨는지요.
최근에 여러 정치인, 시민 운동가, 그리고 장관님 등의 위선적인 모습이 드러나면서 저는 미국의 언어학자이자 실천적 지식인이 노암 촘스키(Noam Chomsky) 교수가 한 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는 '창조와 문화(Creation and Culture)'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교육이라는 것이 대부분 이렇다. 교육은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당신에게 특정한 사회적 통념에 순응하는 법을 가르치고, 그런 다음 나머지 것들을 가르친다."
저는 서글프게도 이 말이 오늘의 우리 교육 현실에 꼭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장관님께서는 이렇게까지 된 상황에 대해 어떤 말씀을 하실는지요.
끝으로 한 말씀만 더 드리겠습니다. 허버트 마르쿠제는 사회를 변혁할 수 있는 힘이 대학생과 지식인에게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연세대 '아카라카 사건'처럼 대학생들은 노는 데 더 관심이 있고, 이제 장관님의 경우에서 보듯이 지식인은 타락과 망각에 빠졌습니다.
장관님, 아직도 이 나라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시려거든 먼저 이 땅의 수백만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여 주십시오. 교육자답지, 지식인답지 못한 행동을 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사퇴하십시오.
사퇴하셔서 자신을 반성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신다면, 저는 그저 김성한의 '바비도'에 나오는 한 구절을 떠올리며 실망의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겠지요.
"일찍이 위대하였던 것들은 모두 부패하였다."
2000년 5월 29일
세상이 진심으로 개혁되기를 바라는 한 학생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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